여행 갈 때 이동 시간이 늘 고민이죠. 저는 늘 ‘빨리 도착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오사카에서 벳푸로 넘어가는 날만큼은 욕심을 내려놨어요. 비행기나 신칸센 대신, 밤에 배를 타고 자면서 이동해보기로 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는 ‘그냥 페리’라기보다 바다 위 호텔에 더 가까웠습니다. 17만 원대 예산으로 객실에서 쉬고, 사시미 무제한 뷔페에, 바다 보며 대욕장까지 했으니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코스가 되더라고요. 😊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 어디서 어떻게 타는 게 편할까?

제가 제일 먼저 실수할 뻔했던 게 ‘역 이름’이었어요. 오사카에서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를 타려면 뉴트램을 타고 트레이드센터마에역으로 가는 게 핵심이에요. 이름만 보고 옆의 페리터미널역에 내리면 동선이 꼬이기 쉽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생각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어요.
- 로손에서 간식/물 보충
- 다이소에서 슬리퍼, 귀마개 같은 소소한 준비
- 체크인 후 대기 공간에서 쉬기
개인적으로는 배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걸 다 사두는 걸 추천해요. 선내 매점도 있지만 “배에 오르기 전 10분 준비”가 여행 만족도를 확 올려주더라고요.
사시미 무제한 뷔페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 코스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에서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은 건 저녁 뷔페예요. 사시미 무제한이라는 말이 처음엔 과장처럼 들렸는데, 막상 접시를 비우고 또 가져오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가격이 2,700엔이라 처음엔 “배 위 뷔페치곤 비싼가?” 싶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 사시미를 조금만 먹어도 그 정도는 금방 나오잖아요. 여기서는 퀄리티도 기대 이상이고,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으니 체감 가성비가 확 달라요.
제가 느낀 꿀팁은 이거예요.
1) 사시미는 첫 접시에 ‘맛보기로만’ 담고, 괜찮으면 그때부터 페이스 올리기
2) 지역 음식(오이타 쪽 향토 메뉴)도 꼭 조금씩 섞기
3) 생맥주 500엔은 분위기 값까지 포함이라고 생각하면 만족도가 높아요
다음번엔 조식(900엔)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저는 저녁에 너무 달려서 아침은 포기했거든요.
바다 위 온천 대욕장: 한국 페리와 체감 차이가 나는 지점

제가 여러 번 타본 한국 페리는 ‘이동 수단’ 성격이 강했어요. 몇 시간 참고 가면 끝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일본 장거리 페리는 하룻밤을 보내는 구조가 자연스럽다 보니, 시설의 결이 다릅니다.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에서 가장 “아, 이건 여행이다” 싶었던 곳이 대욕장이었어요. 샴푸/린스/바디워시가 구비돼 있고, 깔끔한 목욕탕 느낌이라 부담이 적습니다. 객실에 있는 수건만 챙겨가면 되는 것도 편했고요.
그리고 진짜 포인트는 ‘창밖’이에요. 바다를 보면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이동 시간이 사라집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피로 회복도 빨라서 다음날 일정이 훨씬 가볍게 시작되더라고요.
객실 등급 선택과 ‘타난페리’로 반값 만드는 방법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는 객실 선택지가 꽤 다양합니다. 저는 반개인실 느낌의 프라이빗 트윈을 탔는데, 깔끔하고 만족도는 높았어요. 다만 저렴한 등급은 구조상 방음이 완벽하진 않아서, 소리에 예민하면 귀마개는 챙기는 게 좋아요.
가격 감각을 잡는 데 도움이 됐던 기준은 두 가지였어요.
- 혼자 가성비면 캡슐형(프라이빗 베드)
- 편안한 잠 우선이면 프라이빗 트윈 이상
- 샤워/화장실을 방 안에서 해결하고 싶으면 슈페리어 이상
또 하나, 비용을 확 줄이는 방식이 타난페리(弾丸フェリー)예요. 밤에 가서 자고, 현지에서 하루 놀고, 다시 밤에 돌아오는 왕복 패턴인데요. 이렇게 끊으면 귀국편이 50% 할인되는 구조라 예산이 확 내려가요. 호텔 숙박을 줄이고 ‘0박 여행’으로 만드는 방식이라 일정이 맞는 분들에겐 정말 매력적입니다.
날씨 변수는 꼭 체크: 태풍 시즌엔 플랜 B를 준비해요

배가 크면 흔들림은 덜하지만, 태풍 같은 기상 악화 앞에서는 결항이 현실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크게 배운 게 있어요.
- 태풍 시즌엔 일정에 여유(특히 귀국편)를 두기
- 결항 시 대체 이동(고속버스/열차/항공) 루트를 미리 1개만이라도 생각해두기
여행을 ‘완벽하게’ 만들려다 계획이 흔들리면 스트레스가 커지잖아요. 저는 그날 이후로, 이동이 긴 여행일수록 플랜 B가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리: 페리를 탄 게 아니라, 여행의 속도를 바꾼 하루

선플라워 쿠레나이 페리는 빠른 이동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어요. 대신 “가는 길도 여행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말 잘 맞습니다.
사시미 무제한 뷔페로 저녁을 채우고, 밤엔 로비 분위기를 즐기고, 대욕장에서 몸을 풀고, 자고 일어나면 벳푸에 도착해 있는 경험. 이게 저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혹시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이세요? 이동은 빨리 끝내고 싶나요, 아니면 이동 자체도 여행으로 즐기고 싶나요? 댓글로 여행 취향 알려주시면, 제 일정 짤 때도 참고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