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라이딩, 말은 낭만인데 막상 떠올리면 걱정이 먼저였어요. 비 예보, 태풍 바람, 낯선 도로 규칙, 주차 문제까지… “내가 과연 무사히 도쿄까지 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더라고요. 특히 일본 투어처럼 며칠째 달리는 일정이면 체력도 변수라서요.
제가 선택한 방식은 단순했어요. 무리해서 관광지를 욕심내기보다, 일본 투어의 흐름을 지키면서 “도쿄는 도쿄답게” 즐기는 거죠. 그래서 숙소를 아키하바라로 잡고, 낮에는 나가노에서 도쿄까지 안전하게 이동, 밤에는 걷는 여행자로 전환하는 루트를 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이 제일 잘한 선택이었어요.
태풍 영향권 라이딩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판단’

나가노 아침은 맑아 보여도 바람이 심하면 긴장이 확 올라가요. 특히 산길은 날씨가 순식간에 바뀌고, 고도가 올라가면 구름 속으로 그대로 들어가게 되거든요. 저는 이 구간에서 “잘 달리는 것”보다 “언제 멈출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 낙엽/낙석 많은 구간은 무조건 템포 다운
- 구름 속(안개) 진입하면 차간거리 넉넉히
-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신호
꿀팁 하나만 꼽으면, 바람막이+목/손 보온은 ‘옵션’이 아니라 ‘생존템’이에요. 손이 굳으면 조작이 거칠어지고, 그게 바로 피로로 이어지더라고요.
일본 도로에서 살아남는 법: STOP(止まれ)와 양보 문화

일본에서 가장 실감나는 차이는 교통 흐름이 “빨리빨리”가 아니라 “정확히”라는 점이었어요. 특히 교차로에서 止まれ(정지) 표시는 바닥에도, 표지판에도 반복되는데요. 처음엔 “이 정도면 그냥 가도 되지 않나?” 싶은 순간이 오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습관대로 움직이면 사고 확률이 확 올라가요.
제가 체감한 안전 루틴은 이거였습니다.
1) 정지선에서 완전히 멈추기
2) 3초 정도 주변 스캔(사각 포함)
3) 차량 들어오면 먼저 보내기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도쿄 근처로 갈수록 교통이 복잡해지면서 이 루틴이 진짜 ‘목숨값’ 하더라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니 흐름이 오히려 매끄러워요.
휴게소·편의점 활용이 일본 투어의 체력을 좌우해요

장거리 일본 투어에서 체력은 가솔린처럼 ‘관리’ 대상이에요. 저는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단히 당 보충(아이스크림 같은 거)만 해도 집중력이 다시 살아나는 걸 느꼈어요.
또 하나 현실 팁! 일본 편의점은 진짜 라이더 친화적이에요.
- 주차 공간이 넓은 곳이 많고
- 화장실이 깔끔하고
- 잠깐 쉬어가기 부담이 적어요
다만 도쿄로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져요. 땅값이 비싸서 편의점에 주차 공간이 없는 경우가 꽤 있어서, 도심 진입 전엔 미리 쉬어두는 게 마음 편했습니다.
도쿄 시내 라이딩은 ‘난이도 급상승’… 그리고 주차가 관건

아라카와 강을 지나 ‘이제부터 진짜 도쿄’라는 느낌이 오는데, 그 순간부터는 도로 난이도가 확 바뀌어요. 우회전 차선이 두 개라든지, 차선 유도 방식이 처음엔 헷갈리기 쉬워요. 저는 내비만 믿고 들어갔다가 “어? 이 차선이 맞나?”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고요.
그래서 결론은 이거였어요. 도쿄에서는
- 공격적으로 끼어들기보다
- 한 템포 늦게 움직이더라도
- 차선 실수 안 하는 게 이득
그리고 숙소는 꼭 바이크 주차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야 해요. 체크인 때 주차로 멘붕 오면 그날 여행의 기분이 확 꺾이더라고요.
아키하바라는 ‘바이크를 내려놓는 순간’ 진짜 재미가 시작돼요

숙소를 아키하바라로 잡은 이유가 여기서 빛을 봤어요. 바이크로 억지로 중심 관광지를 돌기보다, 주차해두고 걸으니까 도쿄가 훨씬 편하게 느껴졌거든요. 밤의 아키하바라는 전자상가, 피규어샵, 게임센터, 메이드카페까지 에너지가 과해요. 한마디로 “시간 도둑”이 맞습니다.
라멘 한 그릇 먹고, 전자기기 구경하고, 게임센터에서 딱 1,000엔만 쓴다던 제가… 결국 기분 좋게 한 봉지 들고 나왔어요. 이런 소소한 ‘허용’이 장거리 투어의 보상이 되더라고요.
결론: 도쿄는 ‘달려서 보는 도시’가 아니라 ‘내려서 느끼는 도시’

이번 루트에서 제가 얻은 핵심은 단순해요. 도쿄까지 오는 과정은 변수(날씨/바람/도로)가 많아서 안전과 페이스 조절이 전부였고, 도쿄에 도착한 뒤에는 욕심을 줄이고 걷는 여행자로 전환하는 게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혹시 헌터커브(CT125) 같은 바이크로 도쿄를 계획 중이라면, “도쿄에서 뭘 볼까”보다 먼저 “어디에 세워둘까”부터 정해보세요. 그다음엔 천천히, 안전하게, 그리고 아키하바라 밤거리에서 마음껏 풀어주면 됩니다 😊
여러분은 일본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라이딩 구간이 어디예요? 도쿄 시내파인지, 산길파인지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