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행은 늘 딜레마예요. 눈 덮인 능선 사진을 보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데, 막상 나가면 ‘추위+빙판+하산’이 한 번에 몰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대중교통으로 가기 쉬운 곳, 대신 풍경은 확실한 곳을 찾다가 춘천 삼악산을 골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뷰는 압도적이고… 하산은 생각보다 훨씬 매웠어요.
저는 경춘선 타고 강촌역에 내려 시내버스로 등선폭포 쪽으로 이동한 뒤, 등선폭포-흥국사-삼악산 용화봉-의암매표소로 내려오는 코스를 걸었습니다. 거리만 보면 짧아 보이는데(대략 5~6km 감각), 겨울엔 체감 난이도가 다른 산이더라고요.
경춘선+버스로 접근하기: “차 없이도 된다”가 제일 큰 장점

삼악산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대중교통이에요. 강촌역에서 내려 타이밍만 맞으면 버스로 등선폭포 입구까지 금방 붙습니다. 저는 운 좋게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와서 기다림이 거의 없었어요.
등선폭포 쪽은 초반 동선이 깔끔합니다.
- 매표소/화장실/간단한 매점이 있어 출발 전 정비하기 좋아요.
- 계곡 길이 정비돼서 초반엔 “이게 왜 악산이지?” 싶은 느낌도 들어요.
꿀팁: 겨울엔 장갑을 꼭 두 겹으로 준비했어요. 초반엔 사진 찍느라 손을 자주 꺼내는데, 그때 체온이 훅 빠지더라고요.
등선폭포~흥국사 구간: 겨울 계곡의 맛, 얼음폭포는 보너스

등선폭포 방향으로 들어가자마자 계곡이 반짝이고, 얼어붙은 물길이 진짜 예쁩니다. 저는 눈이 많이 없던 겨울이라 아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얼음이 만든 질감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폭포가 꽁꽁 얼어 있는 장면은 가까이서 보면 묘하게 ‘조용한 박력’이 있습니다.
흥국사에 잠깐 들렀는데, 산행 중간에 마음이 리셋되는 느낌이랄까요. 종교랑 상관없이, 작은 절이 주는 정돈된 분위기가 있어요. 봄엔 매화, 가을엔 단풍 포인트로도 많이들 찾는다는데, 겨울의 고요함도 충분히 매력 있었습니다.
꿀팁: 등선폭포 쪽은 길이 비교적 편해도, 그늘진 곳에 얼음이 얇게 깔린 구간이 있어요. ‘미끄럽겠다’ 싶기 전에 미리 아이젠을 꺼내는 게 안전합니다.
삼악산 용화봉 정상: 의암호 뷰가 “100대명산” 인정하게 만들어요

정상(용화봉)에 서면 왜 춘천 삼악산이 100대명산인지 바로 납득돼요. 시야가 확 열리면서 의암호(의암댐), 붕어섬, 춘천 시내가 한 번에 들어오는데요. 저는 정상에서 한동안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바람만 조금 잦아들면, 따뜻한 차 한 모금이 그렇게 호사일 수가 없어요.
재밌는 건, 올라올 때까진 “생각보다 수월한데?”라고 착각했다는 점이에요. 진짜 승부는 하산에서 시작됩니다.
의암매표소 하산 코스: 사족보행 체감… 초보자비추인 이유가 있어요

용화봉에서 의암매표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순간,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경사도 확 세지고, 로프 구간이 나오면서 ‘이제부터 집중 모드’가 필요해요. 특히 겨울엔 북사면 쪽이 얼어붙어 있는 곳이 많아서, 발 한 번 헛디디면 위험하겠다 싶은 구간이 꽤 있었습니다.
제가 느낀 이 코스의 핵심 포인트는 이거예요.
1) 뷰는 미쳤는데 길이 험하다: 절벽 느낌 로프 구간이 이어져요.
2) 짧아 보여도 시간이 늘어진다: 내려오며 멈추고 확인하는 시간이 많아져요.
3) 혼자면 더 보수적으로: 저는 혼자라서 속도를 확 줄였고, 그게 정답이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초보자비추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초보라면 등선폭포로 올라 등선폭포로 다시 원점 회귀가 훨씬 안전해요. 꼭 의암매표소로 내려가고 싶다면, 최소한 겨울은 피하고(봄/여름/가을 추천), 장비를 제대로 챙겨야 합니다.
꿀팁(장비):
- 아이젠: “필요할까?”가 아니라 “무조건 가져가기”
- 스틱: 하산 때 무릎 부담이 확 줄어요
- 보온병: 정상에서 체온 유지에 진짜 도움 됩니다
마무리: 삼악산은 ‘풍경값’ 확실하지만, 코스 선택이 전부예요

이번 경춘선 당일치기 춘천 삼악산 산행은 한마디로 “보상 큰 대신 방심 금지”였습니다. 등선폭포 얼음 계곡도 좋았고, 용화봉에서 본 의암호 뷰는 오래 기억날 것 같아요. 다만 하산 코스는 계절과 숙련도에 따라 난이도가 급상승하니, 내 컨디션에 맞게 코스를 설계하는 게 핵심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삼악산을 어느 코스로 가보고 싶으세요? 등선폭포 원점 회귀파인지, 의암호 뷰 하산파인지 댓글로 같이 얘기해요 😊